엎친데 덮친 한국자동차…유럽시장도 일본에 내주나

입력 2017-07-06 18:37  

일본-EU '관세 철폐 EPA' 2019년 발효 합의

한·EU FTA로 밀리던 일본 "빼앗긴 점유율 되찾겠다"
일본 공산품·EU 농산물 등 교역품목 95% 관세 철폐



[ 도쿄=김동욱/강현우 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인 경제협력협정(EPA) 체결에 합의했다. 일본산 자동차와 전기·전자제품의 대(對)EU 수출과 유럽산 농산물의 대일본 수출에 부과되는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삭감하는 내용을 담았다.

발효 7년 뒤부터는 유럽에 수출되는 일본 차에 부과되던 관세 10%가 철폐돼 유럽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2011년 체결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 자동차 기업 등이 누려 온 유럽시장 선점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측 간 EPA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양측은 세부 항목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연내 EPA 최종 타결을 이뤄내고 2019년 발효시키기로 했다.


일본과 유럽 간 관세가 없어지는 품목은 전체 교역 대상의 95%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은 90% 이상이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대다수 전기·전자제품 관세도 사라진다.

한·EU FTA 덕분에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유럽시장에서 한국 차 점유율은 2009년 4.1%에서 지난해 6.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일본 차 점유율은 13.1%에서 12.7%로 낮아졌다.

일본·유럽연합(EU) 경제협력협정(EPA) 합의로 일본 공산품의 유럽 시장 공략에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부르며 오랫동안 공들여온 협정이 성사되면서 자동차, 철강, 전기 등의 분야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이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하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자동차 관세(10%) 철폐다. 당초 일본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처럼 협정 발효 5년 이내에 자동차 수입관세를 철폐할 것을 주장했다. EU는 10년 이후에 폐지하는 방안을 고수했지만 협정 발효 7년 이후에 폐지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일본은 2009년 70만 대에 육박한 대(對)유럽 자동차 수출이 2010년대 들어 38만~57만 대 사이를 오가는 수준으로 줄었다. 2009년 35만 대 수출에 그쳤던 한국의 유럽 수출은 한·EU FTA 발효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0만 대를 넘어섰다. 일본은 원인을 관세에서 찾아왔다. 이번 EPA 합의로 일본 차의 발목을 잡던 관세가 사라지면서 유럽 시장에서 한국 차와 일본 차의 판매 추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자동차업계가 한국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그동안 한국에 뺏겼던 유럽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계는 EPA 효과를 더욱 빠른 시기에 누릴 전망이다. 보쉬, 콘티넨탈 등 유럽 자동차 부품사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90% 이상 부품에 부과하던 3~4%의 관세가 협정 체결 즉시 철폐되기 때문이다.

협정 발효 5년 뒤부터 14%의 관세가 사라지는 TV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류의 가전제품과 전기제품도 관세가 즉시 없어질 예정이어서 일본 전자업체의 ‘부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신 일본은 유럽의 고부가가치 농산물 시장에 부과하던 관세를 철폐한다. 자국 농업의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제조업 수출 확대를 위해선 농업 부문 피해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일본은 카망베르 치즈류를 비롯한 EU산 치즈의 관세를 현재 29.8%에서 대폭 낮추기로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강현우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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